2020. 2. 14. 18:36ㆍ카메라 가방을 챙겨
십만원대의 500mm의 초망원렌즈.
대부분 망원렌즈 가격들은 어마어마합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아마도 제 손에 들어올 날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삼양의 500mm f8.0 반사렌즈(이하 오반사)는 고려해 볼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선명하지 못한 화질. 가장 고민되었던 것은 초망원렌즈이다 보니 자주 가지고 다닐 수는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삼양 오반사 렌즈의 단점들까지 감성으로 바꾸어 주었던 것은 도넛보케였습니다. 배경 흐림이 아름다운 심도가 얇은 사진을 좋아하는 저는 반사렌즈가 만들어 주는 동그란 고리 모양의 도넛 보케를 보고는 색다르기도 했고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에 선명하지 못한 화질은 몽환적이라 포장하며 '그래, 가끔 달 사진도 찍고 하나 가지고 있으면 좋을 거야'라는 생각에 바로 결제를 했습니다.
어렵다.
택배박스 열자마자 카메라에 마운트하고 베란다로 나가보았지만 처음 접한 500mm라는 화각에 당황했고 생각보다 만들기 힘든 도넛보케에 당황했습니다. 수동 렌즈를 사용할 때 초점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되는 피킹 기능도 오반사 렌즈를 마운트 하고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용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모든 것이 어렵습니다.
찍은 사진들 대부분이 핀이 안 맞았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사진들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 몇 장은 혼자 보기에 만족하며 다음번엔 아름다운 도넛 보케를 만들거라 기대하며 카메라 가방에 항상 넣어두고 다닙니다.
언젠가는 그럴수 있을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