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0. 03:03ㆍ밖으로 나가다
아이들과 20여분이면 오를 수 있었던 오름.
이전에 새별오름을 아이와 함께 오른 적이 있었는데 평소에 등산을 즐기지 않은 저에겐 가파른 경사 덕에 아이를 안고 오르고 내리느라 혼이 난 적이 있습니다. 능선이 부드러워 사진작가들이 사랑한다는 용눈이 오름은 아이와 함께 걸어도 20분 정도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경사가 좀 있다 싶은 곳도 있었지만 3살 아이도 혼자서도 잘 올라가더군요.
주차장에 들어설때부터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내리자마자 넓은 평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르는 길 초입에서 보이는 다랑쉬오름을 배경으로 한 억세와 돌담과 밭이 역시나 제주도구나 싶습니다.
한가로이 풀 뜯는 말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했고, 저 역시 좋았습니다. 펜스로 막혀 있었지만 동물원 같은 느낌이 아니라 훨씬 자유로워 보이는 녀석들 때문이었죠. 사실 이 녀석이 싸 놓은 배설물들이 오르는 길 여기저기 놓여있어 아이들과 놀이 비슷하게 요리조리 피해 올라가느라 재미있었습니다.
날이 좋으면 멀리 성산일출봉도 보인다는데 미세먼지 덕인지, 날이 흐린건지 다랑쉬오름이 보이는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화로이 풀 뜯는 말들이 있는 풍경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20여 간 걸어 올라가니 분화구가 나왔습니다. 분화구를 주위를 둘러보고 저녁 식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에 만족하면 다시 내려가기고 했습니다. 정말 1시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은 용눈이오름.
일정에도 없었던 용눈이 오름을 올랐던 것은 바로 전에 방문했었던 두모악에 전시된 김영갑 작가님의 사진들을 관람하고서 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무엇이 그분을 이곳을 사랑하게 만들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 다시 한번 아이들과 찾고 싶어 졌습니다.
2020/02/16 - [밖으로 나가다] - 제주도 여행,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 그리고 갤러리 두모악.